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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que je kiffe ou.../프랑스 일상

프랑스 어학연수 준비 1. 어학연수를 가겠다고 결심하다.(어학연수 후기)

by iliss 2020. 8. 13.

*2015년 6월, 프랑스 어학연수를 준비하고 반년 간 프랑스에서 뜨겁게 지냈던 날을 회상하며 글을 적습니다.

최근 도서관에서 프랑스 유학다녀 오신 분의 책을 읽고 난 후, 제 생활을 조금 더 자세히 기록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쓰면서 대학원을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함께 정리하며 이전의 열정을 되찾고 싶은 마음.

(네이버 블로그에 기록했던 것과, 프랑스에서 썼던 저의 일기장, 어학연수를 다녀온 지인들의 경험을 함께 담습니다.)

 

 프랑스어를 전공하면서 교환학생을 가겠다고 노래를 부르다가 3년 만에 떠났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노래를 부른 지 3년! 1년, 2년도 아니고 3년! 처음 가겠다고 말을 했을 때는 DELF A2수준이었다. 당시 교수님께서는 B1을 따고 가는 것을 권해주셨다. 학과 선배들과 같은 전공을 하는 타학교 친구들도 더 공부를 하고 갈 것을 권했다. 프랑스 (펜팔) 친구들마저 공부를 더 하고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해서 1년을 더 공부했다. "공부해서 오면 더 많은 것이 보일 거야."라며 나를 설득했지. 

 

 1년이 지나 2014년 학교 교환학생에 지원했으나 떨어졌다. B1을 따긴 했으나 어디 가서 말하기에 창피한 점수였고, 점수로 기준 미달이라 원하는 학교에 지원하지 못했다. 그리고 탈-락! 너무 당연하게 붙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떨어져서 합격 발표 후 방황을 했다. (프랑스 다녀온 후 깨달았지, 떨어뜨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실력으로 바로 갔더라면 저는 울면서 돌아왔을 지도 몰라요...!) 알바도 2개씩 풀로 뛰면서 바쁘게 지냈다. 살기는 고단했으나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미친 듯이 돈을 벌려고 했는지 모르겠네. 그 돈 모아서 동남아 여행도 다녀오고 제주도 여행도 다녀왔다. "그 돈 쓰지 말고 프랑스에서 지내는 동안 근교 여행이라도 더 다닐걸!!"이라고 소리친 적도 있으나 즐거웠으니 후회하지 않기로.

 

 복학하고 졸업이나 빨리 하고 취직하자 싶었지만 3년 동안 프랑스에 가겠다고 공부한 게 아까웠다. 결국 다시 돈을 모았고 코스모스 졸업을 하기고 결정한 뒤 어학연수를 가기로 했다. 노력하고, 게으름피우지 말고 반년 동안 프랑스어 제대로 갈고닦고, 문화 체험을 많이 하고 오자. 친구들 말을 들어보니 문화 체험하며 어학연수를 할 거면 1년을 갈 필요는 없다더라. 다녀온 친구들과 프랑스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시쳇말로 프랑스어를 프랑스인처럼 구사하면서 학교 다닐 정도가 되려면 3년 정도는 필요하다고 그랬는데, 맞는 말 같더라. 특히 파리 쪽은 어학연수하기에 좋은 곳은 아니라 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한국인도 많고 놀거리 많아서 놀다가 공부 못하고 돈만 쓰고 온다고... 사투리가 심한 남부 도시(툴루즈, 니스)를 제외하고 나니 남는 곳은 몇 군데 없었다. 프랑스 친구가 거주하는 론-알프 지역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먼저 다녀온 친구들이 어학연수와 교환학생의 장점과 단점을 하나하나 다 알려줘서 고마웠다.

 

 몇 년간의 다짐을 드디어 이루게 되며, 프랑스에서 C1에 가까워져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화이팅! 


(부분 수정 및 삭제 있는)위의 글은 15년도 5월에 작성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DALF C1은 따지 못했다.(머쓱)

프랑스에 다녀오면 뭔가 크게 달라질 줄 알았는데 달라진 것은 내 통장 잔고와 나이밖에 없었다. 1,100만 원을 다 쓰고 온 것도 모자라 남들보다 늦게 졸업했는데 취직도 어려움. 프랑스어 전공을 살리려면 DALF C1은 필수인데 그것도 없고, 없으면 말이라도 원어민처럼 잘해야 하는데 그것도 안되니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할 수가 있을 리가...... 전공 살려서 통역 알바 및 업무는 몇 번 했지만 그게 구직활동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진 않았다. 내가 더 열심히 했더라면 가능했겠지만 노오력을 안 했네~

 

프랑스로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준비하는 분들께 주관적인 어학연수 후기를 알려드립니다,

1. 엄청난 아싸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능력이 있는 분, 발음으로 놀림을 당하거나 비웃음을 받아도 큰 타격감이 없으신 분들은 DELF A2 수준으로 가셔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사소한 발음 지적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상점에 가서 음식을 사는 것도 어려워서 프랑스어보다 편한 영어로 우선 살아보자! 하는 분들은 DELF B1이상을 따신 후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프랑스에서 언어를 배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면 영어로 대화를 해도 무관하지만 어학원이든 대학교/대학원이든 불어는 필수니까요. 

2. 단기 어학연수로는 대단한 것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학교를 다닌다 하더라도 곧 날아가는 불어를 알아보고 빠른 말로 진행되는 강의는 정말 듣기 힘듭니다. 어학원에서 공부를 하면서 프랑스 문화를 배우겠다! 하더라도 어학원에서 보여주는 단편적인 문화일 뿐입니다. 어학원에는 프랑스인 학생 없어요. 프랑스인이라고는 나를 가르쳐주는 선생님과 직원들 뿐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외국인이죠. 그 친구들과 놀면서 (프랑스 문화를 제외한) 타국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프랑스 문화는 그들과 놀면서 보는 것들로 채워집니다. 저는 다행히도 프랑스 친구가 있어서 문화든 언어든 남들보다는 쉽게 접할 수는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면... 엄청난 노력을 하셔야 합니다. 한국을 좋아하는 프랑스인을 만나거나, 한국어를 배우는 프랑스인과 언어교환을 하던가.....

3. 프랑스 유학이 미국/영국 유학보다 저렴하다지만 2020년에는 대학교 학비가 비유럽권 학생들 대상으로 전보다 10배 이상 올랐습니다. 아, 그래도 미국 영국보다 저렴하긴 합니다. 타국에선 돈이 나갈 곳이 은근히 많으니 반년 기준 1,100만 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1,000만 원 이상 날린 것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학연수/유학은 돈이 드는 결정이니 '목표와 목적'을 확실히 하신 후 가시길 바랍니다.

 

다들 어학연수/유학 가셔서 원하시는 것 잘 이루셔서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제가 갔을 때는 1100만원 정도로 잡았는데 최근(22년 1월 기준) 학생비자 발급 요건을 보니 한달 80만원x체류기간(개월)만큼의 잔고를 증명하는 걸로 바뀐 것 같습니다. 워홀 비자나 다른 비자를 발급 받을시 상이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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