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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que je kiffe ou.../프랑스 일상

프랑스에 처음 가서 놀란 점 1 (한국과 프랑스의 다른 점/Differences Coree du sud/France)

by iliss 2020. 11. 12.

 

 

 처음 프랑스에 가게 된 건 2012년. 친구와 배낭여행을 가겠다며 엄마 가게를 돕고 일을 하며 돈을 벌어서 2012년 2월 약 한 달간 유럽 여행을 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서유럽 문화 기행'이라고 떠났으나 돌아와서 보니 '유명 도시 도장 찍기' 여행이었다지. 약 한 달간(심지어 2월은 짧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을 찍었으니 말 다했지. 한 도시에서 머문 최대 기간이 4일이려나. 

 

어쩌다 보니 15년도에 단기(반년) 어학 연수로 프랑스로 가게 되었다. 한 지방에서 몇 개월을 지내게 되었는데 참 많은 차이점을 배웠다. 짧은 시간 지낸거라 일반화가 가득한 글이 될 수도 있지만 한불 문화의 차이점을 적어볼까 한다.

 

이 글은 2012년도와 2015년도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록된 글이며 당시 네이버 블로그에 적었던 글을 많~이 인용합니다.

프랑스 친구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은 점+프랑스 드라마를 통해서 느낀 것 역시 포함됩니다.

 

1. 프랑스의 공항, 기차역, 유명 관광지에는 총을 든 군인/경찰이 있다.

프랑스 샤를드골(Charles de Gaulle, CDG)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경악을 했다. 살면서 총을 내 눈 앞에서 본 일이 거의 없는데 그리 큰 총을 든 군인이라니.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괜히 피해서 다니고 싶었다. '실수로 쏘면 어쩌지'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도 했었고. 루브르 앞이나 유명 관광지에도 총을 든 군인이 있으니 놀라지 말자. 특히 2020년에는 치안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더 많은 군인과 경찰이 배치된다고 하더라. 

 

전에는 이렇게 많은 군인과 경찰이 위협적으로 느껴졌지만 동네를 다니면서 깨닫게 되었다. '이 분들 정말 필요하다.'라는 것을. 한 번은 영국으로 넘어가는 TGV를 타기 전 파리 북역에 간 적이 있다. 내가 탈 기차가 올 플랫폼 앞 난로에서 몸을 녹이고 있었는데 한 흑인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불을 쬐려나 보다 하고 옆으로 비켰는데 갑자기 바싹 다가오더니 내 귀에 "Wanna hot night?(뜨거운 밤 보낼래?)"이라는 말을 하며 바람을 불더라. 추워서 콧물을 줄줄 흘리며 그러고 있는 꼴이라니. 심지어 프랑스인답게 H를 묵음으로 발음하여 와나 '옷' 나잇이라더라. 나 참. 때마침 옆에 순찰을 도는 군인인가 경찰이 지나가길래 그쪽으로 따라갔다.

 

처음에는 이들의 존재가 무서웠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존재는 '빛'이 되었다. 뭐, 공부하러 온 유학생이나 여행 온 여행객들에게 큰 도움을 줄지는 모르겠으나 나에게 심적 안정은 준다.

 

2. 어딜가든 개똥이 있다.

이건 일반화가 될 수도 있겠다. 프랑스는 우리나라보다 반려동물에 대한 법이나 인식들이 발전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지금이야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발전되었다고 믿었다. (제일 발전된 곳은 개를 키우기 전 자격까지 보는 독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시 곳곳에는 개똥이 널려있다. 정말 곳곳에.... 오죽하면 내가 길을 걷다 바람에 먼지가 날아오면 개중에는 말라비틀어진 개똥 가루까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기사를 보니 지역마다 다르게 개똥에 관한 벌금을 매긴다고 한다. 최대 200유로(한화 약 26만, 20년 11월 기준)까지 부과된다고 한다. 자기 개가 싼 똥은 자기한테만 귀여운거. 본인이 키우는 개가 싼 똥은 주인이 치웁시다.

 

3. 프랑스 식당에서 주문을 할 땐 종업원(serveur/serveuse)을 부르면 안 된다.

"여기요, 저 주문하고 싶은데요!", "여기 물 좀 주세요!", "반찬 리필 좀..."을 바라며 손을 들고 종업원을 부르면 안 되는 곳이다. 손으로 불러도 안되고, 불러도 안 된다. 프랑스 처음 갔을 때 식당의 모든 직원들이 왜 무례했는지 알게 되었다. 아! 이걸 알고 프랑스인처럼 주문을 한다고 해도 친절해지는 것은 아니다. (3년 뒤 또 까먹고 부를 뻔했다가 먼저 유학하고 있던 친구한테 제지당했다.)

 

어떻게 주문하냐고요? 눈을 마주칩니다. 우선 종업원은 손님이 식당에 들어오면 "Bonjour(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한다. 그럼 우리도 종업원에게 "Bonjour(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해야 한다. 처음에 R발음도 잘 안되고 그냥 부끄러워서 좀 소심하게 했다가 은근한 타박을 받았다. 어쨌든 인사를 했으면 원하는 자리에 앉거나, 앉혀준 곳에 앉아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받아주길 기다린다.

 

기다리는데 30분이 되도록 안 올 수도 있다...... 에펠탑이 보이는 한 식당에서 실제로 경험한 일이다. 눈은 계속 마주치는데 오질 않아. 10번 이상 마주쳤는데도 오지 않는 그대여. 30분 정도 기다렸는데 억울해서 나가기도 싫었다. 친구랑 한참을 앉아서 이야기하고 있었더니 나중에서야 친절하게 서빙을 해줬다. 참 오래 걸림.... 

 

4.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며 물을 마시고 싶다면 carafe d'eau(보통 수돗물)를 주문하자.

식당에서 본식을 먹을 때 우리나라의 경우 물은 공짜. 알아서 가져가세요! 하고 정수기에서 뜬 물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물값이 장난이 아니다. 물을 마실 바에 새로운 맥주나 와인 또는 음료수를 한 잔 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

그러니 그냥 제공되는 물을 마시겠다면 꺄하프도(carafe d'eau)를 주문하자.

 

돈을 지불하고 물 한 병(Une bouteille d'eau)을 주문할 땐 탄산수(eau gazeuse)인지 일반 광천수(eau minéral)도 정확히 얘기해야 한다. 프랑스에서 지내면서 온갖 종류의 물을 다 마셔봤는데 내 입맛에는 탄산수는 산 펠레그리노(San pellegrino)가, 광천수로는 볼빅(Volvic), 꽁트렉스(Contrex), 에비앙(Evian)이 제일이었다.

 

+) 프랑스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학생들이라면 필터형 정수기 브리타(Brita)를 구매하여 석회를 걸러서 마시도록 하자. 이게 몸에 쌓이면 안 좋다고들 하더라. 프랑스인 교수님이 석회수는 몸에 쌓이는데 특히 발목에 좋지 않으니 꼭! 정수된 물을 마시거나 물을 사서 마시랬다. 나 같은 경우 브리타를 안 쓰고 카트(chariot de courses)를 끌고 가서 물을 박스로 사 왔다.

 

5. 프랑스의 식당에선 팁을 줄 필요가 없다.

프랑스 도착한 날 첫 식사는 루브르 근처의 식당에서 했다. 이마저도 영어 메뉴판 요구했다가 두 곳에서 쫓겨나서 세 번째 식당에서 먹게 되었다. (당시엔 시차로 인해 멍한 상태였고 너무 지쳐서 인종 차별이니 뭐니 생각도 안 들었다.) 그곳에서는 별도의 팁을 요구하지 않았는데 샹젤리제 거리의 (8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는 그곳) George V는 팁 안 준다고 농락을.... 5유로를 팁으로 달라길래 "What...?"이라고 하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니 대빵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섯 명의 종업원들에게 1유로씩 나눠주면서 "Voila!"라고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서비스만 괜찮았어도 줬을 테지만 그러고 싶지 않아서 굳이 돌려받고 온 기억이 있다.


 

이 이야기는 세 편 정도로 나눠서 올릴 것 같다. 아님 그 이상. 짧게 쓰고 싶었는데 또 길게 쓰고 말았다. 중요한 것만 간결하게 쓰는 것이 중요한데 그게 참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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