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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que je kiffe ou.../프랑스 일상

프랑스에 처음 가서 놀란 점 2 (한국과 프랑스의 다른 점/Differences Coree du sud/France)

by iliss 2020. 12. 8.

 

 

앞에서 이어지는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 차이 <2탄>입니다.

 

6. 프랑스인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남들 눈치 보면서 살던 사람이라 더 그렇게 느꼈을 가능성 多)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나 더 신경쓰는 것도 있는 것 같지만 프랑스인들은 정~말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프랑스에서 자유를 느꼈다. 외국인이라서 신경 써주는 건 약간 있긴 했지만 그 외의 불편한 참견은 전혀 안 함. 프랑스인과의 관계에서 어떤 질문까지 허용되는지 궁금했다. 이건 한국도 그렇듯 사바사라 모르겠다. 외모나 옷차림새 등으로 대놓고 차별은 안 함. 대놓고 하지 않는다고 했지 뒤에서도 안 한다고는 안 했다.

 

그냥 길바닥에 앉아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옷을 거의 벗고 잔디밭에 드러누워 일광욕을 만끽하고. 노브라로 나시티를 입은 채 돌아다니고, 헐어서 찢어져가는 옷을 입고 다니고, 남녀 사이의 관계가 자유로운 나라. 특히 성에 대해 아주 개방적이라고 느껴졌다. (난 극도의 유교걸인채 프랑스에 갔고, 프랑스에서 돌아와서는 문란 유교걸이 되었다. 받아들이고 이해는 하되 나는 못한다는 뜻임ㅎㅎ)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에도 관대한 그 나라. 프랑스인 친구와 이걸로 이야기를 했는데 "자기 일 잘하면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는지?"라고 했다. 전제조건, 자기 일을 잘하면! 맞는 말이긴 한데 사회 규범적으로... 흠. 어쨌든 그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다 신경쓰지 않는 건 아니다. 회사 내에서 은근한 그런 것들 있긴 하다고 했다. 어느 나라나 있는 뒷담 시간...?

 

한국에서 타인의 한 마디 한 마디 신경 쓰면서 살던 소심러, 프랑스 생활 한 달 만에 닭장을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는 쌈닭이 되었다. 한국에 돌아온 딸과 며칠 지낸 엄마는 "프랑스에서 뭔 일이 있었길래 쌈닭이 됐냐."며 고개를 저었다.

 

"자유로운 프랑스 최고!!" 이건 아니고 남들 눈치 안 보고 살 수 있는 그런 환경은 부럽다. 한국에서도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맘대로 사는 것에 점차 관대 해지는 것 같지만 아직은 조금 멀었달까. (아직도 결혼, 연애, 직장, 그 나이 때에 해야 할 것, 은근한 외모 지적 등등 불편한 걱정이 넘쳐난다.)

 

7. 대부분의 화장실은 유료다. (공용 화장실도 있긴 하다만...)

우리나라에선 화장실이 급할 땐 가게에서 뭐 하나 주문하고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시에서 운영하거나 공용 화장실을 찾아서 간다. 하지만 프랑스 그러지 못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긴 한데 겉에서 한 번 보고 돈 내고 싶어 지더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를 여행하며 '깨끗한'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으신 분?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스타벅스는 물론이고 쇼핑몰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영수증을 지참해야 한다. 비밀번호가 적혀 있으면 치고 들어가고 안 적혀 있으면 비밀번호를 물어봐야 한다. (내가 정말 마주하기 싫어한 상황이었다. 바쁜 직원한테 화장실 비번 요구하기..ㅠㅠ)

 

프랑스에서 운영하는 기차역 화장실도 유료! 어학연수를 리옹에서 해서 리옹역(Lyon Part Dieu)을 기준으로 얘기하자면 무료였음(5년 전이라 지금은 불확실)! 그런데 파리의 경우는 대부분 유료였다. 기차 타기 전에 다들 화장실 한 번씩 안 가요?! 저는 가거든요!? 유럽에서 그 습관 잠시 집어넣었습니다. 리옹 빠흐디유역엔 쇼핑몰이 같이 있었는데 쇼핑몰 화장실에 지하철에 있는 개찰문이 있었다. 돈 지불하면 들어갈 수 있었는데 간혹 돈 낸 사람이 자기랑 같이 낑겨서 가자고 해서 무료로 이용한 적도 있다.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겠다!

 

벨기에나 스위스, 독일 등 서유럽 국가를 여행하면서 느낀 건데 유료 화장실은 확실히 깔끔하긴 하다. 1유로를 낸 적도 있는데 화장실이 아주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어서 돈을 지불한 것이 아깝지 않았을 정도!

 

8. 화장실에 휴지통이 없다.

우리나라도 점점 그런 추세긴 한데 유럽은 화장실에 쓰레기통 진작 없앤 듯하다. 휴지가 우리나라랑 다른 차이인가 싶은데 없었다. 어학원, 학교 등등 모든 화장실에서 쓰레기통을 거~의 못 보았다. 대신 여성용품 버릴 수 있는 쇠로 된 쓰레기통만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화장실에 쓰레기통 있는 곳이 많은데 그거 가득 차있으면 정말 충격.... 그 충격 말로 다 할 수 없지. 없으면 좋긴 하다. 

 

9. 안녕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실례합니다, 감사합니다, 부탁합니다 (Bonjour, au revoir, pardon, merci, s'il vous plaît)는 기본이다!


인사는 기본! 너무나 기본! 들어갈 땐 bonjour!(안녕하세요!). 나올 땐 au revoir(안녕히 계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등등의 꾸밈말을 하면 더 좋다.

우리나라에서 누가 실수로 발 밟으면 반응은 두 가지. 밟힌 상대가 쳐다보면 죄송하다고 하거나 밟힌 상대가 그대로 가거나. 프랑스는 아주 살짝이라도 뭐든 건드리기만 하면 "실례합니다(Pardon!)"를 외친다. 이거는 나한테도 해당 된다. 내가 실수를 해놓고 pardon 안 하면 엄청난 째림을 받음...

 

내가 정~말 사소한 것을 도와도 웃으면서 "고맙습니다(merci)"는 필수. 특히 물건을 구매한 후 구매해줘서 고마워라는 식의 merci! 를 자주 들었다. 특히 빵집에서 자주 들음ㅎㅎㅎ

 

뭔가를 부탁할 땐 "부탁합니다(s'il vous plaît)"라고 해야 한다. 기본 중 기본!

 

하지만 점점 많은 사람들이 위와 같이 간단한 말도 안 하고 있다고 한다. 슬프다. 그래도 하는 사람이 더 많다. 왜냐면 저 말 잘 안 하면 서비스의 질이 확실히 달라지니까. 우리나라에선 반말로 주문하거나 해도 뭐 걍 그런가 보다~하는데 프랑스에선 얄짤 없는 것 같다. 적어도 내 친구들 중에 저 말 잘 안 하는 사람 못 봄.

 

10. 많은 곳에 에어컨이 없다.

이거 정말 충격. 어학원에도 학교에도 에어컨이 없다. 생각해보니 기숙사에도 없었다. 40도에 육박하던 어느 날, 학생들이 더워서 집중 못하고 녹아내려가니까 교수님이 손부채질 하라고 했다. 손을 움직일 힘도 없었는데 오히려 한국인 학생들한테 "부채 있지 않아?"라고 했다. 흑흑 쌤 체감 40도에는 부채 안 써요... 에어컨 켜요. 에어컨 없냐니까 프랑스엔 거의 없다 했다.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

 

또 한 번 이걸 제대로 느낀 날은 베르사유 궁전 가는 날. 기차에 에어컨이 없어.... 찜통더위에 녹아내려... 객실에서 나와서 객차와 객차 사이에 있는 칸에서 바닥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다. 물론 에어컨이 있는 기차도 있다. 모든 기차나 지하철에 전부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없는 곳도 있어서 놀랐다...

 

식당이나 카페에도 거의 없었고, 은행에도 없었고. 대체 어디 있니 에어컨!? 내가 못 찾았던 걸까?! (리옹 알리앙스에는 에어컨이 있었다! 아무리 더워도 매번 틀어주는 건 아니었다.)  2015년의 리옹은 폭염(canicule)! 살이 익어가는 더위였는데 벗고 다니면서 일광욕하는 프랑스 친구들이 정말 대단했다!


쓰다보니까 쓸 얘기가 더 많아지는 건 왜일까요? 프랑스 증말 애증......

 

앞으로 프랑스 어학연수 후기와 있었던 일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오래 전인데 기록을 잘 해놔서 다행이네요. 여행 가고 싶어서 또 이렇게 일기장을 들춰 봅니다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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